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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달, 일년

나의 무기력증과 약간의 우울증을 이기기 위해서

by Myo Gwan 2020. 7. 11.


오늘의 나의 TMI는 무기력증과 약간의 우울함에 대한 이야기다. 정확히는 내가 이것들에 잠식 당하지 않기 위해서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보면 될거 같다. 나는 대학 생활을 할 때쯤 무기력증과 우울함이 나를 치고 갔었다. 그래도 그 당시에는 기숙사 생활로 주변에 항상 친구들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가볍게 지나갈 수 있었던거 같다. 물론 그때의 나를 생각해보면 그닥 정신건강이 건강하지는 않았던거 같다.

이후에 조금 더 크게 무기력과 우울증이 왔던건 첫 직장에서였다. 그놈의 가족같은 분위기를 강조하던 직장은 가 ‘족’같은 곳이였다. 그리고 거기에는 나의 자존감 도둑인 윗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모든 신입들에게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였다. 그런데 유독 그게 나에게는 심하게 다가왔던거 같다. 그래서 일도 힘든데, 돈은 적고, 윗사람은 거지같고 이런 종합적인 결과로 나는 퇴사하게 된다. 그맘쯤 나의 우울증이 직장때문에 그렇게 심하게 될줄은 몰랐다.

왜 그런 글들을 본적 있지 않나. 직장을 다니는 동안에 창문을 보고 창밖으로 뛰어내리면 내가 여기서 벗어날 수 있을까?, 신호등을 건너면서 생명에 지장이 없을만큼만 다치고 싶다 라든가, 출근길 버스를 타고 가면서 나만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면 그만둬야한다고. 난 딱 전형적으로 저 순차를 밟은 사람이였다. 나중에는 직장 스트레스로 출근 전 먹은 걸 구토하고 가기도 했고, 1달에 2kg씩 빠지면서 고등학생 때 이후로 본적 없는 숫자까지 몸무게가 내려가기도 했었다.

퇴사를 하고는 우울증은 덜해졌다. 집에서 생활을 하는 게 안정감을 느끼게 해줬던거 같다. 대신에 그맘쯤 무기력증이 찾아왔다. 3개월 가량의 휴식시간은 정말 무의미하게 흘러갔다. 아무것도 하는 게 없었다. 맨날 방에 틀어박혀 있었던 기억만 난다. 그 때는 날 위해 쓰는 시간들이 하나도 없었다. 하는 게 없는 데 달달이 요금이며 뭐며 하며 돈은 쑥쑥 빠져나갔고 3개월의 백수 생활을 청산할 시간이 왔다.

그렇게 2번째 직장을 다니고 6월에 퇴사를 했다. 나의 첫글에서 적었지만 나는 원래 12월에 여행을 계획했었다. 1달정도 동남아에서 겨울을 보내는 게 꿈이였다. 하지만 코로나는 나의 앞길을 단단히 막았다. 그 결과 6개월 뒤에 퇴사를 한거다. 조금 잠잠해지면 국내 여행이라도 생각했지만 그것도 큰 꿈이였다. 1달은 날 위해서 보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미 한 번 백수생활을 해보니까, 내가 계획이 없으면 얼마나 무기력 해지는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6월부터는 아이패드로 다이어리를 쓰고 to do list를 적기 시작한거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눈앞에 내가 해야하는 일들이 보여야한다. 그래서 항상 자기전에 메모지에 내가 내일 해야할일을 적어두고 보이는 곳에 붙여뒀었다. 지금은 아이패드로 적어두고 아이패드를 끼고 살고 있다. 내 무기력을 이기는 첫번째 방법이 이거다. 눈앞에 오늘 내가 해야할 목표를 적는 것 그리고 그걸 계속 내 시야가 닿는 곳에 둘것.

그건 메모지를 사용해도 되고 플래너를 사용해도 되고 본인이 편한걸 선택해서 하면 된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방법으로 나 스스로를 계속 격려하게 된다. 또 기록을 남기는 게 중요한건 평가가 되기 때문이다. 내가 적은 오늘의 계획을 보고 해낸걸 체크한다. 그럼 안 한게 딱 보이고 그 날 밤 자기전에 오늘 내가 어떤걸 못했는지 확인도 가능하다. 그럼 그거에 대한 방향을 다시 잡을 수도 있다. 오늘 이렇게 계획을 세워보니 이걸 할 시간이 부족하네, 다음에는 더 일찍 일어나야지, 아니면 이걸 하는 시간을 좀 줄여서 여기에 투자해야지. 이런 해결책을 낼 수 있다.

또 눈에 보이는 기록은 성취감을 불러 일으킨다. 굳이 거창한 계획을 세울 필요 없다.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작은 것들을 먼저 실현하는 거다. 나는 그래서 챕터별로 to do list를 작성하는 편이다. 기준은 책 한권에서 챕터 1개를 끝낸다. 이런 기준을 세운다. 만약 챕터 1개가 너무 크고 많다면 거기서 본인의 기준으로 소분하면 된다.

두번째 나의 무기력을 이기는 방법은 아침에 운동을 나가는 것이다. 나는 굉장히 불규칙한 삶을 살았다. 학생 때도 직장을 다닐 때도 답이 없을만큼 불규칙한 삶을 살았다. 아침에 일어나는 걸 너무 힘들어했고, 밤에는 자는 걸 싫어했다. 물론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글을 맨날 새벽에 작성하게 되는 나쁜 습관이 생성되는 중이다. 어쨌든 직장을 다니면서 오후 출근이면 새벽 6시까지도 잠을 안 자는 날도 있었고 밤을 새고 출근을 하는 날도 생겼다.

그런 삶의 문제는 내가 잠을 못이겨서 시간을 다 보낸다는 거였다. 24시간 중에 일하는 시간은 일단 정해진건 8시간 아닌가. 그럼 나한테 16시간이 남는다. 여기서 수면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 8시간이라고 치자. 아직도 8시간이나 남았다. 그런데 불규칙한 삶은 16시간을 잠으로 보내게 만들었다. 잠 아니면 아무것도 안 하는 그냥 버리는 시간을 만들었다.

사실 퇴사할때쯤에나 이 시간들이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가서 책 한권 읽지도 않고 취미 그림도 코로나 때문에 화실을 못 다니니, 하는 거라곤 집에서 잠 자거나 가끔 운동 하거나 아니면 대부분 게임하는 시간으로 보냈다. 물론 게임이 나쁜건 아니지만 뭔가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나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퇴사가 가까워 지고 나서야 깨우쳤다.

그래서 퇴사를 하면 규칙적인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결과가 아침에 나가서 운동을 하는 거였다. 불규칙한 직장생활이 정말 거지같았지만 그래도 내가 약간의 우울증 정도만 느끼고 정신건강을 어떻게든 잡고 갈 수 있게 해준건 단순했다. 바로 햇빛을 보는 거였다. 정말 별거 아니지만 생각보다 사람이 햇빛을 받고 안 받고는 하루의 느낌이 달라진다. 어두울 수록 빛을 더 찾아가야한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을 나갔다.

꼭 운동이 아니여도 좋다. 산책을 나가도 좋다. 자금에 여유가 있다면 카페도 괜찮다. 도서관이 근처에 있다면 도서관을 가도 좋다. 아침에 일어나 밖에 나가만 있어도 괜찮다. 걷는 걸 추천하는 이유는 조금이나마 잡생각이 사라진다. 햇빛 받으면서 노래 들으면서 걷다보면 이렇게 저렇게 머리를 어지럽히던 생각들을 벗어날 수 있다.

세번째는 동기부여를 받았으면 한다. 그게 뭐든 좋으니 자극제를 찾으면 좋겠다. 물론 자극제가 무조건 필요한건 아니다. 오히려 그게 나의 자존감을 더 깎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런 자극제는 버리는 게 좋다. 나와 누군가를 비교해서 그 경쟁심이 만드는 동기부여는 괜찮지만 그 경쟁심이 나를 깎아 낸다면 그건 필요 없는 것이다.

나같은 경우 열심히 살아야지 하고 굴리는 자극제가 나의 n년 팬심으로 이뤄진것들이다. 아니면 내가 닮고 싶은, 나의 인생 모델같은 사람들을 통해서 받는다. 그 사람들을 통해서 자극을 받기도 하고 또 위로를 받기도 한다. 요즘 처럼 쉽게 자극제를 찾기 쉬운 세상이 어딨나. 유튜브만 검색해도 세상은 넓고 배울건 많구나 느끼는 인생을 살고 있는 우리다.

본인이 이루고 싶은 목표를 정했다면 그 목표에 맞는 자극제를 찾았으면 한다. 나는 영어공부에 필요성을 느끼고 하기 시작하면서 영어 관련된 유튜브를 많이 찾았었다. 예전에 영어공부 이야기를 했을 때 적었듯이 ‘양킹’님이나 ‘헤이민지’님 그 외에도 나는 ‘임한올, 알간지, 우쥬랔지수’님 등을 구독하면서 보고 있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내가 보는 영상과 비슷한 사람들을 찾아주기 때문에 알고리즘을 잘 이용해보자.

또 혹시나 팬심을 불태우고 있는 사람이라면 영어와 관련된 연예인도 도움이 될것이다. 나는 최애, 차애가 캐나다, 시카고 사람이라서 둘이서 영어하는 영상을 볼때마다 저 말들을 자막 없이 한번에 알아 듣고 싶다는 마음을 불태워 공부를 한다.

뭔가 더 쓰고 싶은 데 막상 쓰니까 정말 별거 없고, 난 이 큰 세가지 list 작성하기, 아침에 햇빛 받으러 나가기, 동기부여 시키기를 돌려가면서 나의 6월 한달을 보냈었다. 물론 엄청나게 잘 지키면서 살지는 않았지만, 대신 그렇게 눈에 보이니까 하루 느슨해지면 다음날은 조금 정신을 차리려 노력을 하게 된다. 그리고 블로그를 하는 것도 추천한다. 어딘가에 그런 기록을 남기면 내가 보든 누가 보든 보게 되니까. 왜 다이어트 같은 것도 여러 사람한테 말해두라고 하는 이유랑 비슷한거랄까..?

뭔가 더 생각이 나면 그때 다시 무기력과 약간의 우울증을 겪으면서 정신을 심하게 놓지 않았던 것들을 추가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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