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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TIP

<소비> 모나미 만년필 이야기

by Myo Gwan 2020. 7. 22.


오늘은 만년필에 대해서 적어보려한다. 원래는 얼마전 만년필을 하나 더 구매해서 그거까지 포함해서 적으려 했으나, 걔는 모나미가 아니라서 따로 적기로 했다. 내가 만년필에 흥미를 가지던건, 그 특유의 빈티지함이였다. 어릴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그런 느낌을 좋아하는 데, 예를 들면 타이핑기, 실링왁스, 깃펜과 잉크 이런거. 중세시대? 이런 드라마 보면 편지를 깃펜에 잉크 발라가면서 적고 거기에 실링왁스 녹여 문양 찍어 보내지 않나, 난 그게 너무 좋았다.

그리고 그런 깃펜의 현대판이 만년필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또 지금도 유행이지만 정말 이슈였던, 캘리그라피를 하고 싶은 생각에 프레피 만년필을 사기도 했었다. 하지만 만년필이 내가 원하는 느낌은 전혀 안 나고 잉크가 줄줄 흘러 종이가 번져가는 걸 보자 만년필에 대한 애정이 짜게 식었었다. 그러다가 만년필을 구매하게 된 계기가 생긴다.

난 딥펜 드로잉을 좋아한다고 글을 쓴적이 여러번 있다. 그래서 딥펜+만년필용 색이 너무 마음에 드는 잉크를 구매했는 데, 이게 너무 묽은거다. 이전에 그림을 그릴 때 쓰던건 윈저&뉴튼 잉크였는 데, 이거와 만년필 용의 차이는 묽기 차이였던 거 같다. 딥펜에 펄잉크를 찍어 봤으나 펄이 일정하게 나오지 않았다. 펄의 무게 때문에 자꾸 가라앉고 그걸 흔들고 딥펜에 찍고 하는 과정에서 잉크를 흔드니까 세어나오고 최악의 경험을 하고나니 만년필의 필요성을 알았다.

당시 만년필을 하나도 몰랐던 나는 만년필에 대해서 검색을 해봤는 데, 펄잉크를 주입하기 위해서 만년필을 사는 거면 안 사는 게 낫다는 글들이 정말 많았다. 결국은 만년필 피드를 막아서 망가진다는 이유때문이였다. 그래도 나는 잉크를 쓰기위해 만년필이 필요했다. 이렇게 저렇게 검색해보니 모나미 만년필이 가격대비 괜찮다는 글을 확인했고, 펄잉크를 넣어도 잉크가 잘 나온다는 글까지 확인한다.

그렇게 모나미 만년필 2자루를 구매한다. 1개는 펄잉크용, 나머지 하나는 일반잉크용으로. 펄잉크로 죽어도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나란 인간도 참.. 어쨌든, 왼쪽이 ‘모나미 153 네오 만년필 F’ 오른쪽은 ‘모나미 라인 만년필 EF’이다. 가격은 네오가 25000원 라인이 15000원이다. 여기서 알아야할게 뒤에 EF, F인데 이게 만년필 앞 촉에 크기이다. EF촉이 가장 작고 그다음이 F>M>B 이런 순인걸로 안다. 근데 문제가 뭐였냐면, 내가 이걸 살 때는 저 촉 크기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샀다는 거다.

후기글만 보고 라인 만년필에 펄잉크를 주입. 처음에 펄잉크를 잘 토해냈지만 얼마가지 않아 펄은 안 나오고 잉크만 나온다. 답답해서 찾아보니 내가 촉을 잘 못 알고 있었던거다. 뭐 어쨌든, 이 뒷이야기는 나머지 만년필 1개에 대한 글을 쓸때 쓰도록 하겠다. 처음에는 그림을 그리는 용도로 구매를 했으나, 귀차니즘으로 만년필로 그림을 그리는 일이 굉장히 드물었다. 대신에 책을 읽고 필사를 하는 데 사용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둘 다 무난하게 잘 나온다.

책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중에서


이렇게 위에 보라색 글씨가 ‘모나미 라인 만년필 EF’ 밑에 약간 푸른빝 도는 초록색 글씨가 ‘모나미 153 네오 만년필 F’
근데 사실 두개 차이를 그닥 모르겠다. 처음 샀을 때는 잘 못 알고 있어서 그런진 모르겠으나 라인이 더 굵은 느낌이였는 데 지금보면 비슷한 느낌이다. 펄잉크를 두개 다 한 번씩 주입을 했던터라 피드가 얇아져서 둘 다 얇게 나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근데 개인적으로 만족스럽게 사용 중이다. 두개 다 필사하는 데 나쁘지 않다. 또 만년필 중에 가격이 비싼게 많은 데 모나미는 가성비가 나쁘지 않다.

늘 느끼지만 옛날에는 모나미가 참 멋 없다고 생각했는 데, 모나미만큼 편한것도 없긴 하더라. 그리고 이만한 가격에, 모나미 그 특유의 느낌을 벗어난 만년필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다. 만년필에 당장 비싼 돈을 쓸 생각이 아니라면 모나미 만년필로 입문을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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