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너무 엉망으로 찍은 느낌이다. 오늘할 이야기는 목탄 크로키에 대한 이야기다. 목탄이 아예 진짜 분필처럼? 나오는 것도 있고 이렇게 연필 모양으로 나오는 것도 있다. 나는 손에 조금이라도 덜 묻기를 원해서 연필형태로 된 목탄을 구매했다. 사실 나는 목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편이다. 화실 첫날 목탄으로 사물을 그려보라고 해서 그렸을 때 말고는 목탄에 흥미를 가진적이 없다.
그러다 목탄에 흥미가 생긴건 역시 나의 그림 유튜버 ‘이연’님을 통해서였다. 꾸준히 크로키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셨으나 ‘우와, 멋있다..’하고 맨날 끝냈었다. 그러다 연필로 인물화를 그리면서 연필과 목탄에 흥미가 생길때쯤, 이연님의 크로키 영상을 보게 된거다. ASMR처럼 크라프트지 위에 목탄으로 그림만 그리시는 데, 그게 정말 매력적이였다. 목탄이 저렇게 매력있는 재료였다니. 그때 신선한 충격을 받고 화방을 갈 일이 생겨 갔을 때 냉큼 목탄을 구매해봤다.
그리고 전에도 글에 쓴적이 있듯이, 목탄 크로키를 진행 해봤다. 근데 이게 생각보다 많이 어렵더라. 우선 크로키의 뜻을 보면 ‘일반적으로 비교적 빠른 시간내에 선묘로 완성한다.’라는 의미로 스케치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 쉽게 말하면 시간을 정해놓고 전체적인 흐름을 보고 그리는 그림이다. 근데 나는 전체적인 느낌을 잘 못 본다. 보통 하나에 꽂히면 거기서 벗어 나질 못하는 데 그게 특히 얼굴이다. 그래서 30초 크로키를 해보니까 전체 흐름이 보이는 게 아니고 얼굴에서 20초 쓰고 뭘 더 그리기도 전에 그림이 넘어 가버리더라.
어쨌든 오늘은 내가 산 이 크로키 도구의 차이, 그리고 크로키가 도움되는 것, 크로키에 좋은 사이트 등을 얘기해보려 한다. 우선 위에 사진에서 보듯 잘은 안 보이지만 연필 3자루에는 각각 soft, medium, hard라고 적혀있다. 이건 목탄의 단단함? 경도라고 보면 될거 같다. 말 그대로 soft가 가장 부드럽고 그다음 medium, hard 순이다. 이건 그림을 그릴때 번지는 느낌?에도 영향을 준다. 내가 soft가 얼마나 경도가 무르겠나 하는 생각으로 목탄 깎다가 몇번 목탄이 부러졌다.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부드러운지 알겠더라.
충격적이게도 목탄 깎다 보니까 반대로 깎고 있다는 걸 지금 막 알아차렸다. 이미 이렇게 깎은 거 어쩌겠는가. 나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 다들 잘 보고 깎으시길..
사진으로는 사실 크게 차이를 모르겠다. 미디움이랑 하드가 얇아 보이는 건 저 두개가 엄청 각지게 깎아져서 그렇다. 그런데 실제로 써보면 확실히 소프트는 힘을 약간만 줘도 심이 뭉게질거 같은 느낌이 들고 미디움과 하드는 좀 더 단단한 느낌이든다. 미디움과 하드는 차이를 그렇게 많이 느끼지는 못하겠는 데, 굳이 따지라면 정말 미세하게 하드가 더 단단한 느낌? 힘을 줘서 그려도 괜찮을 거 같은 느낌이든다.
번지는 느낌은 이렇다. 원래 소프트가 제일 잘 번져야는 데 왜때문에 미디움이 제일 잘 번진 느낌이지? 뭐 사진에는 안 담길정도로 연하게 더 번진건 소프트긴하다. 세개의 느낌은 소프트는 정말 부드러워서 금방 부러질거 같지만 번지는 느낌이 좋다. 그리고 그릴때 ASMR 같은 슥슥 거리는 종이위에서 듣기 좋은 소리가 난다. 미디움은 소프트보다 약간 더 단단하다. 조금 덜 번지는 느낌이 들지만 가장 무난하게 쓰기 좋은 거 같다. 하드는 힘을 줘서 그린다 해도 부서질 거 같지 않은 느낌이 든다. 대신에 번짐이 좀 덜하고 선이 강하게 남을 수 있다.
선의 강약은 어차피 많이 그리는 사람은 조절할 수 있으니까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거 같다. 물론 나처럼 일관되게 힘을 강하게 주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심지어 잘 안 번진다? 그럼 진짜 일관적인 느낌의 그림이 될 수 있다. 어쨌든, 이건 본인 취향에 맞게 사면 될거 같다. 아니면 나처럼 다 사보고 그림 그리면서 손에 더 잘 맞는 걸 골라도 좋을 거 같다.
이제 크로키가 왜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 얘기 해보려한다. 우선 나처럼 시야가 좁은 사람에게 굉장히 필요하다. 내가 말했듯이 나는 그림을 그릴 때 뭐하나 꽂히면 그 부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실제 인물화 연습을 할때 그게 진짜 심해서 얼굴형만 몇시간을 그린적이 있다. 심지어 그 얼굴형도, 눈코입 그리면서 위치 다시 잡아야 했던게 함정. 어쨌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뭘하든 큰 계획은 잡아야한다. 그림도 마찬가지로 크게 대충 스케치를 잡아놔야 그림을 그릴때 조금씩 스케치를 수정해가면서 잡아갈 수 있다.
근데 큰 계획 한개 적고 갑자기 한개의 세부 계획을 미친듯이 세우기 시작하는 거다. 그럼 다른 계획은 세우지도 못하거나 힘이 빠져서 그건 또 대충하게 된다. 이걸 그림으로 보면 되는 거다. 큰 스케치를 잡지 않으면 세부적인거에 잡혀서 그걸 그리고 나면 또 큰걸 고쳐가야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진다. 그런 사람한테 필요한게 바로 크게 형태를 잡는 방법이다. 그게 나는 크로키라고 생각을 한다.
크로키나 스케치를 30초, 1분 길게는 5분 이렇게 시간을 잡고 하는 이유는 큰 형태를 먼저 보기 위해서다. 얼굴을 보든 전신을 보든 짧은 시간에 큰틀을 잡고 대충 이 위치에 이게 들어가겠다 그려보는 거다. 그렇게 계속 그리다보면 나중에는 크게 형태를 볼 수 있게 되는 거다. 그럼 큰 틀을 잡았으니 시간이 조금씩 길어질수록 그 틀을 좁혀가면 된다. 큰 틀을 잡는 건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단축 시켜주고, 또 비율을 보는 눈을 길러준다.
그럼 인물 비율이나 얼굴 비율을 보는 게 조금 더 쉬워지지 않겠나? 물론 나는 아직도 그게 안 돼서, 큰 틀에서 자꾸 세세하게 그리려고 할때 무조건 한번 쉬어가는 타임을 가지고 있다. 나도 모르게 세부적인걸 먼저 하려고 하면 스스로 지금 큰틀을 다 잡은 게 맞나? 되물으면서 그림을 멀리서 보면 틀도 제대로 안 잡힌게 눈에 보인다. 나처럼 큰 틀 보는 게 힘든 사람들한테는 빠르게 하는 라인 드로잉이 정말 필요할거 같다.
그럼 크로키를 그릴때 좋은 사이트가 있을 거 아닌가. 뭐 시간을 정해놓고 누드 크로키를 볼 수 있는 사이트 이런거. 유튜브에서도 찾을 수 있고 사이트도 여러개가 있다. 그 중에서 그냥 내가 제일 무난하게 사용하는 사이트를 소개하려 한다.
바로 ‘Line of Action’이라는 사이트다. 들어가보면 전신, 동물, 손, 발, 얼굴, 풍경 스케치 등 다양한 자료들을 볼 수 있다. 사진이 나오기 전에 내가 어떤걸 그릴건지 간단히 체크를 해주면 거기에 맞게 사진들이 제공되는 방식이다. 옷을 입은 인물을 그릴 수도있고 누드 크로키를 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건 크로키 시간을 정하고, 연습 시간을 얼마나 잡을지도 정할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사진이 내가 다 그리기도 전에 넘어가면 되돌릴 수 있는 것도 아주 마음에 드는 부분인거 같다. 왜냐면 나는 항상 그림을 다 그리기 전에 넘어가건든^^...
막 여유 있는 사람들은 음영도 넣고 하던 데 난 그럴 시간이 없다. 정말 다 그리기도 벅차서 죽을 거 같거든. 위에 사진은 크로키를 처음 했을 때다. 진짜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 와서 30초짜리를 하니까 엉망진창인걸 볼 수 있다. 그나마 밑에는 오늘 한것중에서 좀 나은 거다. 저것도 엉망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엉망 중에서 저정도는 살아남은거라 볼 수 있다.
계속 그리다보면 시간이 급해서 뭘 볼 시간이 없다 그냥 빨리 저 그림을 이 도화지에 그려내야한다. 이 생각뿐이다. 이렇게 하는 게 크로가 맞는지 아직 의문이지만, 하다보면 감이 잡히지 않을까? 어쨌든, 기회가 닿아서 많이 해보고 실력이 많이 는다면 후에 크로키 관련된 글을 또 쓰지 않을까 싶다. 근데 정말 선 강약 조절은 도저히 못 하겠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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