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 한달, 일년

화장품 알러지(입술, 눈, 피부 그냥 전부🥲)

by Myo Gwan 2021. 4. 13.

오늘은 나의 오래된 알러지 이야기이다. 내가 쓸데 없는 건 다 가지고 사는 사람인데 (ex. 비염, 축농증 등등) 그중 하나인 화장품 알러지 이야기다.

우선 나는 화장품 알러지가 원래 있던건 아녔고 고등학생때부터 가끔 피부가 뒤집히는 정도나 입술 각질 폭발하는 정도의 가벼운 증상들만 있었다. 솔직히 이건 살면서 한번쯤 있는 일 아닌가? 고등학생때는 색조를 쓴게 틴트 이런거 밖에 없던 시기고 스킨케어랑 썬크림만 쓰던 시절인데 갑자기 뒤집히던 때가 한번씩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립은 이미 복선이였던듯...

입술 각질이 폭발하니 그냥 다 포기하고 립밤만 바르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된다. 이때부터 입술은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된다. 화장품 알러지이기 전에 매운 음식이나 짠거 자극적인걸 먹으면 입술이 가렵고 붓기 시작했다. 워낙 대학생때 거지같은 패턴으로 살았으니 어쩌겠나 싶었고 그 시기가 길지가 않아서 가볍게 생각하고 방치한게 스노우볼로 다가오는 데...



졸업하고였나 학생때였나.. 화장을 한 후로 1-2달이 넘도록 입술이 가라 앉지 않는다. 부종은 사라졌는 데 쩍쩍 갈라지고 갈라진 곳으로 진물이 나고 진물이 각질이 되고 그걸 뜯으면 또 같은 상황 반복. 그냥 별 생각 없이 살다가 이게 삶의 질이 너무 떨어지는 거다. 결국 병원을 가게 된다. 동네 피부과에서는 염증 같은 거라며 먹는 약과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해준다.

근데 문제는 연고를 바를 때 잠깐 증상 호전 연고 안 바르면 또 같은 상태 반복. 결국 종합병원 피부과를 찾는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다 얘기하고 알러지 테스트를 받게 된다. 등판에 사용한 화장품들을 덜어서 며칠간 패치처럼 붙이고 있는 테스트. 이게 문제가 쓴 화장품이 얼마나 많고 친구 화장품을 쓴적도 있고 뭐 여튼 다 구할 수가 없음^ㅡㅠ... 돈이 왕창 깨졌으나 명확한 원인은 찾지 못한다.

아토피 연고(프로토픽)랑 로션, 먹는 약 이렇게 처방 받아서 피부가 한 번 망가지면 회복이 진짜 어렵다는 사실과 돈이 왕창 깨진다는 걸 알게 됐다. 아토피 연고로 효과를 보긴했으나 이게 굉장히 장기전이다. 가장 좋은 건 그냥 화장을 안 하는 거. 근데 안 하고 살 수 있나... 물론 출근할때는 안 함. 근데 놀러 갈때는 종종 함. 그럼 또 하루만에 뒤집힌다. 실제 3달 넘게 화장을 안 해서 입술이 뒤집히는 게 없었는 데 어제 나간다고 간만에 화장하고 바로 오늘 아침 난리가 났다^^.



우선 증상을 보면 입술이 화장품에 바로 뒤집히는 게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뒤집히는 데, 우선 입술 라인 바깥으로 발갛게 부어오른다. 그래서 남들이 보기에는 틴트 번진걸로 보임. 겪는 본인만 '아, 망했다. 또 시작됐네..' 하는 정도로 시작은 미묘하다.

알러지 반응 일어나기 전

근데 위에 사진을 보듯 저것도 조짐이 슬슬 보이는 시기임. 보면 입술라인 밑으로 분홍빛이 돌기 시작했잖음? 그럼 몇시간 이후에 조지는 거임 진짜... 지옥의 시작이라고 보면 된다. 저러고 시간 지나면 그냥 입술 전체가 필러 맞은 거 마냥 퉁퉁 부어오른다. 근데 나 입이 작은 편이라 부어올라도 다들 부은지 모르더라. 나만 눈치챔..

그리고 립 제품 어지간해서 맞는 거 찾기가 어려움. 병원에서 바세린 바르라고 해서 바세린 바르는 데 심지어 이것도 간헐적으로 입술이 뒤집히는 일이 생긴다. 진짜 그냥 지옥같음. 그냥 립밤인것 중에도 안 맞는 건 저렇게 아랫입술 밑으로 라인 생기면서 가렵다. 이걸 알게 된건 엔시티 애들 자컨에서 꾸준히 립밤 바르는 거 보고 나도 입술 건강을 챙기겠다며 뉴트로지나 립밤 샀다가 알았음.

어제 화장을 하고 집에 와서 아랫입술 밑으로 부어 오르는 게 보이는 데 평소는 이미 팅팅 부어 있는 데 정도가 좀 약하길래 그나마 이 틴트가 좀 나은 건가? 했으나 아침에 일어나니까 입 주변에 진물이 굳어 딱지가 된걸 보고 대체 뭐가 나아.. 하는 생각을 했다.

화장한 다음 날

위 아래 할거 없이 붓고 군데 군데 보이는 작은 수포들은 곧 진물이 나오는 곳^^. 진짜 이때부터는 지옥이다. 연고를 발라도 진물이랑 섞이고 진물이 말라버려서 연고를 바르려면 입술을 한번 씻어야는 데 씻으면 또 마른 딱지들이 떼지면서 다시 진물의 시작. 이상태에서 밥먹다가 자극적인거 닿이면 그냥 지옥.

밥 먹을때는 바세린을 바르고 먹는 게 좋다. 아니면 작은 숟가락을 이용하라고 하셨음(병원에서). 입술에 최대한 음식물이 안 닿도록 닿아도 바세린이 막아주는 역할. 식사 끝나면 바세린 꼭 닦아낼것. 저렇게 된 상태에서 또 꾸준히 매일 자기 전에 연고 바르고 그러면 완치된 것처럼 멀쩡해지면서 사람이 또 안일해진다.

전날 좀 증상이 덜 해서 이번엔 괜찮은가? 했는 데 아닌거에 뒷통수 후드려 맞은 느낌이 들면서 오늘 화장품 목록을 정리했다. 내 피부가 써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들을 전부 정리해봄. 근데 아직 데이터 부족으로 답이 안 나온다. 이런거 검색해보면 알텐데 이거 생각보다 흔하게 많이들 겪고 생각보다 완치까지는 엄청 오래걸린다. 화장품 색소 때문에 생기는 증상이라서 지금이 아니여도 나중에라도 언제든 터질 수 있는 폭탄 같은 거.

정리해가는 빅데이텈ㅋㅋㅋㅋㅋ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립을 포기할 수가 없어서 결국 비건 립, 유기농 립 제품을 찾아서 구매를 또 해놨다^ㅡㅠ... 솔직히 그냥 그 립들이라도 쓸 수 있으면 진짜 다행..



두번째 알러지는 꽤나 최근에 있었다. 립 알러지의 경우 몇년을 함께 하고 있지만 이번 셰도우 알러지는 처음 겪었다. 화장을 많이 하다가 이제 귀찮아서 안 하고 그러면서 화장품이 쌓이고 자연스럽게 expire 기간을 넘기게 되는 경우들이 많을 거다. 근데 또 묘하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고 버리는 게 귀찮을 때도 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서랍 안에 넣어져있다가 화장 할일이 생겨서 그 색깔이 있었는 데~ 하며 오래된걸 쓰게된다.

나만 이런가..? 어쨌든, 그때 놀러간다고 화장을 간만에 해서 신이난 나는 베이스 셰도우를 찾다가 마음에 드는 색을 구석에서 발견한다. 근데 이게 딱 봐도 엄청 오래된거 같은 데.. 근데 뭐 그렇게 문제가 될까? 하고 베이스로 깔았고, 그날 저녁 나는 양쪽 눈두덩이가 퉁퉁 부어서 다음날 눈을 못 뜨는 지경이 온다.

눈이 너무 무겁다는 느낌을 받고 화장을 지운 저녁

그날 저녁쯤 되니까 진짜 눈두덩이가 너무 무거웠다. 피곤해서 이런거겠지? 잠이 와서 이런거겠지? 렌즈를 너무 오래꼈나? 하면서 친구들한테 나 화장 지울래! 하고 거울을 봤는 데 눈이 부은거다. 내 얼굴 내가 제일 많이 보니까 당연히 알 수 밖에 없던 차이.

화장한 아침까지만 해도 이랬다

그리고 피부 전체가 붉은색이 돌고 입술은 이미 망했던 상황. 아무리봐도 이거 화장품 알러지다 싶었는 데 친구들이 혹시 모른다 먹은 음식에 알러지일지도. 했으나 내가 그날 먹은 음식들 지금까지 살면서 수도 없이 먹었음^^... 다음날이면 좀 덜 할거야 그럴거야 라고 생각하며 그날은 일찍 잠에 들었다.

만약 이 글을 처음 생긴 알러지 반응으로 어쩌지 하고 읽는 거라면 병원 가세요 제발. 알러지 반응이 미세하게 온거 아니라면 절대 가만히 놔둔다고 안 사라진다는 걸 명심하길. 다음날 더 심하면 심하지 절대 돌아오지 않아요🥲

저렇게 됐을 때 병원 안 가고 다음날

양쪽이 다 부었다. 심지어 없는 콧대 부분까지 부음ㅋㅋㅋㅋ하씨 진짜 지금 생각해도 빡치고 아찔하고 충격적이고 웃김ㅋㅋㅋㅋㅋㅋ근데 이러고도 병원 안 가는 미련한 인간이 있다구요? 그게 나였다.

알러지 약을 먹으면 좀 덜 할거라는 단순한 생각에 알러지 약을 먹고 또 하루가 지나간다. 여러분 몸에 이상이 생기면 가라고 만든게 괜히 병원이 아닙니다^ㅡㅠ!

미련했던 나 자신의 최후

그렇게 다음날 아예 눈은 안 떠지고 눈썹뼈 아래로 들어가는 부위가 아예 사라짐. 이때 평소 눈 크기의 3배로 작아지면서 시야가 좁아 진다는 게 무슨 느낌인지 깨달았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결국 가족들한테 욕은 욕대로 들으며 병원 가서 진료 보고 스테로이드 먹는 약과 피부 전체에 올라왔던 좁쌀+진물로 받은 스테로이드 연고, 주사 까지 맞고 진짜 단 몇시간만에 얼굴이 제자리를 찾게 된다.

그리고 열받아서 expire 기간 지난 거 그냥 다 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무서워서 화장 한동안 안 하다가 누가봐도 원인이 오래된 화장품인 거 같아서 화장품 새로 장만하고 어제 화장을 하고 나갔다왔다. 근데 놀랍게도 이번엔 오른쪽 눈이 아니라 왼쪽눈이 약간 부음. 대체 왜이러는 거냐고 나한테...🥲

내일까지 이러면 또 화장품이랑 싸워야지 뭐...🥲 진짜 힘들다 힘들어... 피부는 한번 망가지면 돌아오지 않는다는걸 다들 잊지 말길. 있을때 지킵시다 다들..😭

'하루, 한달, 일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보자 홈트 추천🤸🏻  (0) 2021.06.09
벌써 4월 끝자락  (0) 2021.04.24
짧았던 나의 염색(feat. 탈색)  (0) 2021.04.07
재미 없는 사람의 덕질 연대기  (0) 2021.02.01
타투 후기를 써보려 한다.  (0) 2021.01.27

댓글